영(英) 런던대(大), 쌍둥이 3700여쌍 조사

'지능지수(IQ)'보다는 '자신감(SPA·self-perceived abilities)'이 학업 성취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 자신감은 유전적으로 타고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이의 자신감이 양육 과정에서 부모의 격려 등 환경적 요소에 의해 길러진다는 기존의 이론을 뒤엎는 것이다.

영국 런던대 킹스 칼리지 정신의학연구소의 로버트 플로민(Plomin) 교수팀은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가 섞인 7~10세 쌍둥이 3700여 쌍을 대상으로 영어·수학·과학 성적과 IQ,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자신감)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IQ는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자신감이 높을수록 성적이 좋았다.

그러나 이 자신감은 유전자는 다르고 양육 환경은 같은, 이란성 쌍둥이에게서도 다르게 나타났다. 자신감은 타고난다는 얘기였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자신감의 유전성(heritability)은 51%로, IQ의 유전성(43%)보다도 높았다.

플로민 교수는 "지금까지 자신감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만 여겨져 왔다"며 "이번 연구는 자신감이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학업 성취까지 좌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시현 기자 shyun@chosun.com



학교 성적도 유전자가 결정?

흔들리지 않은 자신감은 양육 환경이 아니라 유전자에 따라 달라지며, 지능보다 이런 자신감이 학업 성적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감은 양육 과정에서 길러지는 것’이라는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다.

영국 런던 킹스 칼리지 정신과학과의 로버트 플로민 교수와 코리나 그레븐 교수 팀은 3700쌍이 넘는 7~10세 쌍둥이를 대상으로 학교 성적을 비교했다. 조사 대상에는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가 모두 포함됐다.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가 완전히 동일하고, 이란성 쌍둥이는 유전자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가 동일한 두 사람이 같은 환경에서 자라고, 이란성 쌍둥이는 다른 유전자가 같은 환경에서 자란다. 이렇기 때문에 쌍둥이에 대한 연구는 ‘유전자가 더 중요한지, 환경이 더 중요한지’를 조사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연구 결과 지능지수(IQ)가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만큼 자신감도 유전자가 결정하며, 학업 성적은 IQ보다 자신감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IQ가 조금 낮더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으면 결국 어려움을 극복해 내기 때문이었다. 주변 환경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였다.

연구진은 “학생들이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해 얼마나 자신감을 갖느냐를 측정하면 성적 전망도 내놓을 수 있다”며 “승자는 타고나는 것이며, 심리적 부담을 느끼면서도 일을 해내는 사람 역시 타고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온라인 판 등이 2일 보도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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