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 대회 준비하는 후배를 수다 광장에서 만났습니다. 한참동안 못본 새 있었던 일들을 업데이뜨 하느라 정신이 없었죠. 뭐 압구에 있는 모 미장원 원장 아줌마가 메이크업, 헤어 등 미인 대회 준비비로 3천 만원을 요구했다는 어이없는 야그들을 들으며 어안이 벙벙. 그러다 제가 압구정 캘리포니아 휘트니스를 다니라고 적극 추천했습니다. 운동하는 시간이 많으면 가격 대비 괜찮은 거 같다고 말이죠. 후배도 끄덕끄덕. 그런데 이게 웬걸. 집에 오는 길에 읽은 신문에 떡하니 '캘리포니아 피트니스 문닫다'라는 기사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흑. 순간 캘리포니아의 추억이 모락모락 피어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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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를 처음 만난 건 2001년 겨울이었어요. 수능을 보고 압구정 생과일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알바를 했었더랬죠. 사실 손님이 없어서 파는 아이스크림 보다 제가 먹는 게 더 많은 곳이었지만, 간간이 소유진 등 연예인도 오고 나름 잼있었어요. 그 때 압구정 캘리포니아 한 달 무료 이용권이 가게에 좀 있어서 들려 봤더랬죠. 촌년인 저 캘리포니아 가보고 끔쩍 놀란 게 아니겠어요. 우와 >.<  헬스장 따위가 이렇게 좋다니! 눈요기는 실컷 잘했지만 게으름과 선남선녀만 다닐 것 같은 부담감에 다니진 못했었어요. 암튼 당신엔 신기한 경험이었죠 :)

작년엔 운동 좀 해야겠다는 절실함에 캘리포니아를 다시 찾았습니다. 헬스장, 수영장, 스쿼시, 요가, 재즈댄스 등 갖가지 운동을 시도는 했지만 1개월 이상 다닌 역사를 가지지 못했기에 연회원이 된다는 건 심히 부담스러웠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영업 마인드를 가진 아저씨의 "이거 고딩 특가로 나온거라  너네 줄테니 지금 당장 신청해"라는 사탕 발림에 넘어가 3개월을 신청했습니다. 장사 속에 하는 말인 건 알았지만 그래도 영업 교육 하나는 제대로 받으셨던 걸요. 그 이후 양도 가능한 평생 회원권을 100 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해주겠다는 등등 꿀까지 바른 사탕들도 제시가 됐지만, "우선 다녀보구요" 라고 일단 넘겼었죠. 3개월 등록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1개월은 겨우겨우 다녔지만, 남은 2개월은... 흑. 이번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던 셈이죠.

그래도 부지런히 다닐 때엔 좋았습니다. 워낙 삐까번쩍한 휘트니스가 많이 생겨 캘리포니아도 그저 one of them 에 지나지 않은 존재가 됐지만, 프로그램과 시설에 비하면 참 착한 가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또 선남선녀 못지 않게 아줌마들도 많고, 여성 전용 헬스장도 있어서 좋았죠. 왠만한 프로그램들도 다 잼있었고, 한 번 해봐보라고 해서 한 비크람 요가도 숨 막힐 정도로 더웠지만 색달랐습니다. (열심히만 하면) 여러 신나는 프로그램과 썩 괜찮은 시설에 월 10만원이 살짝 넘는 가격이었으니 후배에게 당당히 권할만 했던거죠.

뿐 아니라 저는 후배에게 이런 말도 덧붙였답니다. "캘리포니아는 안 망할 거야. 돈 떼 먹히진 않겠지" 작년에 Goodbye 한 그가 강남역 발리를 다녔었는데, 3년 째로 연회원권을 갱신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문닫는 슬픔을 안고 속상해 하던 걸 떠올리며 말입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다고 캘리포니아도 결국은 이렇게 고객들의 발등을 찍고야 말았네요.

집에 와 언냐에게 "캘리포니아 문 닫았데" 라고 했더니, 언냐는 며칠 전 불이 꺼져 있길래 전기가 나갔나 보다 했다가, '이전한다'는 문구를 보고 이사가나 보다 했더랩니다. 부도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언냐의 머리 속엔 한 때 맘에 품었던 남정네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 남정네는 평생 회원권을 등록했었다고. 캘리포니아 회원 수가 4만 명이라고 하니, 부도가 난 캘리포니아를 마주하며 떼 먹힌 돈에 분한 사람, 과거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 나름 명소였던 그 곳엔 또 무엇이 들어설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 등도 적지 않을 것 같네요.

어찌되었건, 어찌하였건, Goodbye 캘리포니아 !
 

Posted by smile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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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또자쿨쿨 2008/04/16 0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움.. 책 카테고리에 낼 등록시켜드릴께요~~

    • BlogIcon smilehero 2008/04/16 0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하, 등록되기를 원하는 카테고리 의미가 '기존 카테고리' 중에서 어디 소속되고 싶냐는 거였군여 :)
      전 '더 원하는 카테고리'가 있느냐는 건줄 알았어요 ㅋ
      책&리뷰에 걸맞게 되려면 독서량을 늘려야 겠는걸여~

  2. BlogIcon 은시리 2008/04/16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재작년에 입발림에 넘어가 연간 회원권에 필라테스 10회분까지 다 내고..결국...3번 나갔습니다...ㅠㅠ 사실 막상 가도 사람이 많아 운동하기도 만만찮고..저에겐 후회스러운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근데 문닫았다니 조금 씁쓸하네요...

  3. BlogIcon 또자쿨쿨 2008/04/16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 이야기 김영사 사랑 의천도룡기 색계 책 smilehero 로 검색해보세요~~

  4. BlogIcon 은시리 2008/04/29 14: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돌아오세요?^^
    많이 바쁘신가봐요...ㅎ

    • BlogIcon smilehero 2008/05/03 0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내팽겨 쳐진 요 블로그 잊지 않고 들려주시는 은시리님 있어서 돌아왔어요 :)
      따뜻한 블로그스피어가 얼매나 좋은지 몰라요, 히히!